전지와 전구를 준비하고 이들을 도선으로 연결하면 전구에 불이 켜져요.
진지로 전구의 불을 키는 것은 전지에 저장된 화학적 에너지가 전구라는 장치를 통해 빛 에너지와 열에너지로 변환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어요. 그리고 많은 사람들은 전류를 흐르게 하는 전자가 이 에너지를 전달한다고 생각합니다. 과연 이 설명이 맞을까요?
일반적으로 우리는 전기회로에서 "전기"라는 것을 전달하는건 전자라고 생각하죠. 이는 전압, 전류, 저항과 같은 존재로 전기회로를 설명하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추상화된 개념일 뿐 근본적인 해석은 아니에요. 사실 전기회로를 해석하는데 있어서 전자보다 훨씬 중요한 것은 장(Field)입니다.
전기에너지는 전자를 통해 전달될까요?
전구나 LED, 전열기등이 어떻게 전기에너지를 다른 에너지로 전환하는지를 보면 전기에너지의 소비에는 전자의 도움이 꼭 필요함을 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전구의 경우 도선의 원자핵과 전자의 충돌로 전기에너지(전자의 운동에너지)가 원자핵의 운동에너지(열에너지)로 전환되지요. 하지만 이 말이 전기에너지가 전자를 통해 전달된다는 뜻은 아니에요.
직류전원이 인가된 도선에서 전자는 가속되기는 합니다. 하지만 사실 전자의 이동 속력은 매우 느려요. 전자 각각의 속력은 봐줄 만큼 빠르긴 하지만 이들은 무작위한 방향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순수하게 전류의 반대방향으로 이동하는 전자의 속력은 매우 느려요. 만약 전자가 에너지를 전달한다면 전기의 속력은 매우매우 느릴 것입니다.
심지어 교류전원에서는 전압의 방향이 계속 바뀌기 때문에 전자의 알짜 움직임이 영이에요. 즉, 전자는 일정한 진폭을 가지고 진동할 뿐 일정한 방향으로 이동하지 않지요. 만약 전자가 에너지를 전달한다면 교류로는 전기에너지를 전달할 수 없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전자가 에너지를 전달시키는 것은 아니에요. 사실 중요한 것은 전기장이죠.
전지는 +극과 -극을 가지고, 이 두 지점의 전기 퍼텐셜의 차이로 인해 전지를 감싸는듯한 전기장이 형성돼요.
하지만 두 지점 사이에 전하가 이동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자기장은 형성되지 않고 에너지 또한 소비되지 않고 있어요.
이때 전지에 도선을 연결하면 전지는 도선을 따라 전기장을 형성해요. 전기장의 형성은 빛의 속도로 이루어지는데 이는 전자기적 상호작용은 광자를 게이지 보손으로 하기 때문이에요.
하여간 회로에 형성된 전기장은 회로 전체에 걸쳐 전위의 변화를 형성하게 돼요.
중요한 건 전위의 형성은 전자의 이동과는 무관하게 발생됩니다. 전위는 전기장에 의해 생기는 개념이며 전위가 형성되기 위해 느린 전자가 이동할 필요가 없습니다. 따라서 전기장이 형성되는 즉시 전위도 형성됩니다.
배터리는 에너지를 사용하여 전자가 이동하더라도 일정한 전위차를 형성하려 노력하지요. 만약 배터리의 수명이 다 돼서 전위차를 유지할 능력이 떨어지면(즉, 충분히 강한 전기장을 유지할 능력이 떨어지면) 전지의 전압이 떨어지는 것이죠.
그런데 위의 그림은 도선 전체의 저항이 일정하다고 가정한 그림이에요. 만약 도선 끝에 저항기(전자제품)가 달려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저항기 부분에서 급격한 전위의 변화가 생깁니다. 이는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습니다.
전류는 다음과 같이 정의돼요.
$I=\frac{q}{\Delta t}$
즉 단위 시간 동안 도선의 한 단면적을 통과한 전하의 양이 전류이에요. 그런데 이 정의를 다르게 써보면
$I=nqAv_d$
입니다. 여기서 $n$은 도선에서 전자와 같이 전하를 이동시켜주는 매체의 밀도($\mathrm{m^{-3}}$), $q$는 전하를 이동시켜주는 매체의 전하량($\mathrm{C}$), $A$는 도선의 단면적($\mathrm{m^{2}}$), $v_d$는 전하를 이동시켜주는 매체의 이동 속력(drift velocity, $\mathrm{ms^{-1}}$)으로 이 정의 또한 단위 시간 동안 도선의 한 단면적을 통과한 전류라는 정의에 부합합니다.
도선 내에서 전하량 보존법칙을 사용하면 도선의 어느 지점에서도 전류는 같아야 함을 알 수 있어요. 그런데 저항기가 하는 일은 $n$이나 $A$ 등을 감소시키어 $v_d$가 커지게 하는 것입니다. Drift velocity는
$v_d\propto \Delta V$
이니 이는 저항기의 전위차를 증가시키어 일어남을 알 수 있어요. 따라서 도선 내부의 전위차는 증가하게 됩니다.
저항기에 전위차가 집중된다는 뜻은 에너지가 저항기 쪽으로 몰린다는 뜻이죠. 따라서 전기에너지는 도선이 아닌 저항기에서 소비돼요.
이상의 설명은 전기에너지는 매우 느리게 이동하는 전자가 아닌 빛의 속도로 이동하는 전기장에 의해 전달된다고 설명합니다. 이 방법으로 교류 전기가 전기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어요. 전자는 이동하지 않지만 전기장이 도달해서 저항기에 이미 존재하는 전자를 운동시키기 때문에 전기에너지가 소비될 수 있어요.
그래서 발전소에서 집으로 보내는 전자의 개수는 영이지만 에너지를 전달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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