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투석기에 대해 옛날에 배운 사람이라면 투석할 혈액을 뽑을 혈관이 반드시 동맥이어야 한다고 배웠을 것이다. 이는 혈액을 뽑기 위해 동맥의 압력을 이용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요즘은 정맥에서 뽑는 것을 추천하는데, 더이상 동맥의 압력 없이도 능동적으로 혈액을 운반할 펌프가 생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계식 펌프는 인공투석기가 나오기 한참 전에 만들어졌는데, 왜 인공투석기에는 사용되지 못한 것일까?
기계식 펌프
펌프의 역할은 유체에 압력을 걸어 일정한 방향으로 흐를 수 있는 힘과 에너지를 주는 것이다. 압력을 만드는 방법에 따라 펌프의 종류가 나뉜다.
그중 기계식 펌프는 압력을 만들기 위해 물리적인 방법을 사용하는 종류이다. 기계식 펌프도 작동 방식에 따라 종류가 나뉘지만, 이들은 크게 프로펠러나 그와 비슷한 것을 가지고 있다. 프로펠러는 유체를 직접 밀어낸다.
위 사진은 기계식 펌프 중 하나인 원심력 펌프이다. 펌프 속의 프로펠러가 회전하면 유체도 그에 따라 회전하고, 원운동에 따라 유체는 바깥 방향으로 원심력을 받는다. 그렇게 힘을 받은 유체는 펌프의 벽면을 따라 흐르며 바깥으로 나간다.
이러한 종류의 펌프는 일반적인 유체를 옮기기에는 적합하지만 조금 특수한 유체는 힘들다. 바로 혈액이나 용융된 금속이다. 혈액 속에는 혈구가 있는데, 물리적 충격을 가하는 기계식 펌프 특성상 혈액 속의 혈구를 파괴하기 때문이다. 또 용융된 금속의 경우에는 온도가 매우 높고, 점도도 높은 편이라 기계식 펌프로 운반하기 부적합하다.
전자기 펌프
앞서 말한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한 펌프가 전자기 펌프이다. 전자기는 물리적 충돌 없이 유체에 힘을 가한다.
유체가 흐르는 관에 자기장을 걸고, 그에 직각인 방향으로 전류를 흘린다. 유체가 전도성이므로 전류가 흐를 것이다.
이때 자기장 속에 놓인 전류가 받는 힘을 생각해보면 관을 따라 유체가 흐르는 방향으로 힘을 준다. 결국 유체는 전자기력을 받아 관을 따라 흐르게 된다. 이것이 전자기 펌프의 원리이다.
전자기 펌프의 작동 방식에서 알 수 있듯 물리적인 충돌이 없었다. 따라서 혈액을 전자기 펌프를 이용해 운반한다면 기계식 펌프보다 적은 혈구 손실이 일어날 것이다. 덕분에 인공투석기에서 동맥의 혈압을 빌리는 대신 전자기 펌프를 이용해 만든 압력으로 혈액을 순환시킬 수 있게 된 것이다.
혈액 외에도 이 펌프는 전류가 흐르는 모든 유체에 대해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용융 금속, 용융염(Molten salt)들이 전자기 펌프를 사용하여 운반되는 대표적인 유체이다. 이들처럼 높은 온도의 유체는 기계식 펌프 대신 전자기 펌프가 유리하다. 온도 때문에 기계식 펌프 대신 전자기 펌프를 쓰는 곳 중 하나로 원자로에서 사용하는 냉각계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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