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이 음식을 먹어야 하는 이유는 하나, 에너지를 얻기 위함입니다.
직접 에너지를 만들지 않는 동물들은 식물이 광합성으로 만든 에너지를 뺏어 자신들의 생명활동에 사용하지요.
연료 1 kg이 낼 수 있는 에너지의 양을 에너지 밀도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에너지 밀도가 20 MJ/kg인 물질 100g이 낼 수 있는 에너지는 2 MJ, 478 kcal 정도가 되지요.
우리가 먹는 음식 속에 들어있는 에너지의 양을 다른 연료들과 비교해보면 에너지 밀도가 매우 낮은 편입니다. 하지만 인체는 매우 효율적인 에너지 생산 방식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낮은 에너지 밀도는 중요하지 않아요.
사실 인류 문명이 발달하면서 더이상 "에너지가 부족한 상황"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보다 에너지가 과잉인 상황, 즉 비만이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지요.
비만이 생기는 이유를 간단히 생각해보면 에너지가 남기 때문입니다. 먹을 것을 구하기 힘들었던 선사시대 에너지를 최대한 아끼고 보관하려는 본능은 오늘날 에너지를 너무 많이 보관하는 문제를 만들었지요.
비만은 고혈압, 당뇨병 등 여러 병을 만들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필요한 에너지만을 먹고, 충분히 소비하는 것이 필요하지요.
하지만 그게 쉽지는 않지요. 맛있는 치킨과 콜라를 포기할 사람은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조금 다른 방법으로 음식을 먹어도 살이 안 찌는 방법을 생각해볼 겁니다.
아이스크림은 "많이 먹으면 살찌는 음식"중 꼭 들어가는 것이지요. 맛은 좋지만 애석하게도 많이 먹으면 비만을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아이스크림과 같이 찬 음식을 먹으면 에너지가 소비되어 살이 빠집(혹은 빠질 수도 있습) 니다. 찬 음식을 우리 체온까지 끌어올리는데 에너지가 소비되기 때문이지요.
그럼 아이스크림을 체온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에너지의 양이 아이스크림에 들어있는 에너지보다 많다면 아이스크림을 먹어도 살이 빠질 수 있습니다!
물체의 온도가 변할 때 필요한 에너지를 계산하는 공식이 있습니다.
$Q=cm\Delta t$
$Q$는 출입하는 열량, $m$은 물체의 질량, $\Delta t$는 온도 변화, $c$는 물질마다 고유한 비열입니다. 비열은 물체 1kg의 온도를 1℃ 올리는데 필요한 열량을 뜻하지요.
이와 비슷하게 물체의 상태가 변할 때 필요한 에너지를 계산하는 공식이 있습니다.
$Q=Hm$
여기서 $m$은 물체의 질량, $H$는 상태변화 열로 여기서는 융해열을 사용하면 됩니다.
이 식들을 사용해서 아이스크림을 우리 체온까지 가열하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생각해보면
(필요한 에너지)=(-5℃ 얼음 → 0℃ 얼음) + (0℃ 얼음 → 0℃ 물) + (0℃ 물 → 38℃ 물)
입니다.
각 단계에서 필요한 에너지를 계산해보면
$Q_1=(0.5\mathrm{cal/g℃})(100\mathrm{g})(5\mathrm{℃})=250\mathrm{cal}$
$Q_2=(80\mathrm{cal/g})(100\mathrm{g})=8000\mathrm{cal}$
$Q_3=(1\mathrm{cal/g℃})(100\mathrm{g})(38\mathrm{℃})=3800\mathrm{cal}$
따라서 전체 필요한 열량은
$Q=12050\mathrm{cal}=12.05\mathrm{kcal}$
입니다. 대충 12kcal라고 하면 아이스크림 100g을 체온까지 가열하는데 필요한 열량은 12kcal이지요.
앞선 "에너지 밀도"를 생각해보면 아이스크림은 100g당 207kcal를 냅니다. 이는 우리가 아이스크림을 먹기 위해 소모하는 12kcal보다 훨씬 많은 에너지이지요.
따라서 그냥 아이스크림을 먹어서 살을 빼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대신 아이스크림을 더 차갑게 하면 가능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처음 아이스크림이 차가울수록 더 많은 에너지가 쓰이니까요. 아이스크림의 처음 온도를 $t\mathrm{℃}$라고 하면 아이스크림을 가열하는데 필요한 에너지는
$Q(t)=11800+50t$
입니다. 이 값이 아이스크림의 열량보다 최소 같거나 커야 본전을 뽑을 테니 아래와 같은 부등식을 세울 수 있지요.
$11800+50t \geq 207000$
이걸 정리하면 $t$의 범위는 다음과 같이 나와요.
$t \geq 3904$
그러니까 아이스크림의 처음 온도가 -3904℃는 되어야 먹은 에너지와 소모한 에너지가 같아집니다.
하지만 -3904℃의 아이스크림은 먹는 것은 둘째치고 애초에 존재할 수 없어요. -3904℃는 절대온도로 -3631K 정도 하는데 우주의 어떤 물체도 절대 영도 0K보다 낮은 온도를 가질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정말 먹으면 살이 빠지는 아이스크림은 만들 수 없을까요?
이것에 대한 풀이법으로 다음 2개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 더 적은 열량을 가진 아이스크림을 먹는다.
- 더 많은 에너지가 아이스크림의 가열에 소모되게 한다.
첫 번째 방법은 생각하지 않을 겁니다. 우리가 관심 있어하는 방법은 후자입니다.
하지만 두 번째 방법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273℃ 얼음에서 0℃ 얼음까지 13650 cal
0℃ 얼음에서 0℃ 물까지 8000 cal
0℃ 물에서 100℃ 물까지 10000 cal
100℃ 물에서 100℃ 수증기까지 53900 cal
100℃ 수증기에서 5060℃ 수증기까지 121450 cal
그러니 소화를 위해 아이스크림을 -273℃에서 5060℃까지 가열하면 아이스크림 하나의 에너지를 다 써서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아이스크림을 만들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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