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은 모든 개체가 필요로 하는 대표적인 자원이다.
개별 개체들은 식량을 얻기 위해 노력하고, 모든 개체군은 식량의 한계에 부딪혀 성장을 멈출 수밖에 없다.
이는 인간에게도 예외 없이 적용된다.
토마스 로버트 맬서스는 자신의 책 "인구론"에서 인간 개체군의 성장은 기하급수적이지만, 식량생산의 증가는 산술급수적이라 식량부족은 언젠가는 닥칠 운명이라고 경고했다. 즉, 언젠가는 식량생산능력보다 인구수가 늘어나 모든 사람에게 식량을 주지 못할 수 도 있다는 말이다.
식량생산을 막는 근본적인 요소는 질소 고정이다. 식물이 자라는데 필요한 햇빛, 물, 공기는 무제한으로 많다. 하지만 흔히 지력이라고 하는 땅의 질소성분은 그렇지 않다.
물론 대기에는 질소가 넘치도록 많다. 하지만 대기의 질소 기체($\mathrm{N_2}$)는 삼중으로 단단하게 결합되어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다. 결국 질소화합물의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게 된다. 이 현상 때문에 한 땅에 계속 농사를 하면 질소가 고갈된다(지력이 떨어진다). 결국 농사 결과 얻을 수 있는 식량의 양은 점점 줄어간다.
땅이 질소화합물을 보충되는 방법은 크게 다음이 있다.
- 번개
- 미생물(뿌리혹 박테리아 등)
- 휴경을 보내는 것
- 비료를 뿌리는 것
번개는 질소의 강력한 결합을 부수고 질소화합물을 만들어주지만 어쩌다 한번 치는 번개로 생기는 질소는 양이 턱없이 모자라다. 휴경을 보내는 것은 그야말로 식량을 만들어야 할 땅을 놀리기 때문에 식량생산을 줄이고, 비료도 당시 비료는 위생적이지도, 효과적이지도 못했다. 땅에 콩과 같이 뿌리혹 박테리아가 많은 식물을 심어 지력을 보충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그러나 구아노를 비료로 사용할 가능성이 제시된다. 구아노는 동물의 똥이 쌓여 만들어진 광물이다. 여기에는 대량의 인산염과 질소 화합물이 들어있는데 이걸 비료로 사용하면 땅에 인위적으로 질소를 넣어줄 수 있다.
이에 페루 근처 섬에 가득 쌓여있던 구아노는 빠르게 채굴되어 비료로 사용되었고, 그 결과 맬서스의 예측은 무너지는가 싶었다.
하지만 퇴적암인 구아노의 생산이 빠를 리가 없을 것, 구아노는 빠르게 고갈되어 결국 더 이상 구아노는 없게 되었다.
그리고 그 해 구아노 없이 지은 농사는 흉작, 정확히는 평작일 수밖에 없었다. 급격한 식량생산의 감소는 대규모 기근을 불러왔고, 자원에 기초한 성장이 얼마나 잘 무너질 수 있는지 보여준다.
인간은 보다 근본적인, 자연의 손이 아닌 과학의 손길을 빌려 질소를 고정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때 나타난 과학자가 프리츠 하버이다. 그는 질소화합물은 화학적으로 인공적으로 만드는 방법을 찾아냈다.
그는 하버-보슈법으로 다음 화학식을 활용해서 산업적으로 암모니아를 대량 생산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mathrm{3H_2+N_2\rightarrow 2NH_3}$
과거 오줌을 통해 쥐똥만큼 밖에 모을 수 없었던 암모니아가 대량생산이 가능해진 것이다. 그리고 이길로 인공 화학비료도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화학비료는 과거 구아노가 그랬던 것처럼 지력을 바로바로 충전해서 휴경 없이 계속 농사를 지을 수 있게 해 주었다. 이 시점을 기준으로 인류는 전에는 상상도 못 할 풍요를 누렸다. 오늘날 쉽게 빵과 고기를 구할 수 있는 것, 오늘날 값싸게 쌀을 살 수 있는 것은 모두 하버의 업적이 크다. 그리고 이제 인류는 70억이 넘는 개체군 크기를 가지고 있다.
물론 하버-보슈법이 멜서스의 주장을 무효로 만들지는 못했다. 인간 개체군이 있는 한 맬서스의 주장은 깨지지 않을 것이다. 물론 인류는 맬서스가 말하는 "그 시점"을 매우 뒤로 늦췄고, 최대 인구수도 엄청나게 늘렸다. 하지만 여전히 최대 인구수가 존재한다.
또한 하버-보슈법의 한계도 분명 있다. 암모니아 합성에는 막대한 에너지가 사용된다. 에너지 고갈이 화두인 오늘날에는 맞지 않는 방향이다. 에너지가 부족해지고, 암모니아 합성이 줄어들면 맬서스의 주장은 다시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이제 80억을 바라보는 인간 개체군은 한 개체도 식량이 부족하지 않게 지속 가능하고, 환경에 해를 주지 않으며 안전한 식량 공급 방법이 연구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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